중국과의 차별화 방향
ISOBANK 200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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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부문에서 세계적 전문가로 불리우는 미국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전략에 대한 정의를 '차별화'라는 단어로 설명하고 있다.
남이 잘하는 것에 뛰어들기 보다는,자기만이 잘 수 있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고객으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더 많이 갖게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운영의 효율상과 함께 이러한 전략적 포지셔닝을
통해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성장을 가속하고 있는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 있어 아래의 글을 올립니다.


[시론] 현장에서 본 중국의 경쟁력
-지만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베이징 소장-

2050년 이전에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을 제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최근 중국 내에서도 유행하고 있다. 서세동점(西勢東漸)이 본격화하기
전인 1820년에는 중국이 전 세계 GDP의 32.4%를 점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중국의 성장을 당연시하고 있다. 지호지간(指呼之間)에 새로운 대국이 탄생하는
것을 넋 놓고 바라만 볼 수는 없는 게 한국의 처지다. 중국의 성장을 두려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중국의 경제발전이 보여 주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노동.자본.기술집약 산업이
순차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발전한다는 데 있다. 중국은 의류.철강.
휴대전화에서 모두 세계 최대의 생산국이다. 이는 중국의 경쟁력이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가령 중국은 한 해 504만 명의 대학생을 모집하고 있고, 11만 8000명의 해외유학
생을 내보내며, 3만5000명이 학위취득 후 귀국하고 있다(2005년 기준). 한동안
성장이 지체됐던 중국의 중화학공업도 2000년대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와 경쟁적 시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다. 첨단산업에서는 다국적기업 간의 경쟁적인 설비와 기술 이전
이 일어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의 경제발전은 의외로 매우 개방적인 환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투
자 면에서 중국은 일찍부터 외자기업의 진출을 장려했다. 그 결과 수출에서 외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8.2%에 달한다. 수출 상위 10대 기업 중 8개가 외자기
업이다(2005년 기준). 교역 면에서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평균관세율
이 15.3%(2001년)에서 9.9%(2006년)로 떨어졌다. 서비스산업도 WTO가 분류한
160개 분야 중 100개를 개방해 선진국 수준에 육박한다.

중국의 성장에 한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문제에 대한 답 또한 이러한 중
국 경제발전의 특징에서 찾아야 한다. 한마디로 개방돼 있는 중국의 전방위적 경
쟁력을 남보다 먼저, 내 것처럼 활용해야 한다. 다국적기업들은 지금 중국을 활용
해 어떻게 전 세계와 경쟁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즉 중국과 경쟁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경쟁력을 활용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문제인 것이다.

경쟁은 회피하면서 중국을 활용하려면 우리 스스로 중국과 차별화돼야 한다.

예를 들어 풍부한 노동력은 이제 중국에 있다. 그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교육을 통해 한국의 인력을 적극적으로 고급화해야 한다. 동시에 쾌적하고 우아
한 생활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앞으로는 살기 좋은 나라만이 국경을
넘나드는 고급인력을 확보할 경쟁력을 갖게 된다.

현재 우리의 주력 산업인 자본집약적 중화학 산업은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산업
자체의 성격을 바꾸어 가야 한다. 반도체 등이 좋은 사례다. 동시에 중국의 개방
적 투자환경을 활용해 우리 기업이 거꾸로 중국 중화학 산업의 주체가 되는 전략
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중국이 중화학 산업에서도 세계의 공장이 되는 날에 대비
할 수 있다.

첨단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제조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중국도 할 수 있다. 문제
는 새로운 개념과 기술의 제품을 창조할 능력이 있느냐다. 결국 창의력이다. 창의
력은 교실이나 학원에서 가르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장
려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나온다.

중국은 56개 민족 13억 인구에서 나오는 다양성의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다만 아
직까지는 다양성을 장려하기보다 국가의 통합을 우선하고 있다. 중국이 그 잠재
력을 발휘하기 시작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다양성을 바탕으로 창의력이 발휘되
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의 한류는 그 가능성을 보여 준다. 획일화나 편가
르기로 다양성을 배척하는 문화는 21세기형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독약이다.

-이상입니다-